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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이야기

한자이야기 교활(狡猾) - 간악한 여우 뺨치는 신화 속의 두 동물

한자이야기 교활(狡猾) - 간악한 여우 뺨치는 신화 속의 두 동물




마케팅과 일상이야기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올려보네요.  아무 이유없이 저품질이라는 것에 걸려서 한동안 소원했었는데, 원래 취미용으로 운영하던 것이었으니 꾸준하게 올려볼 예정입니다.


오늘은 교활(狡猾)이라고 하는 한자어에 담긴 이야기를 올려보고자 합니다.







한국과 중국은 과거 밀접한 교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분야가 비슷한 점도 있었지만 어떤 부분은 전혀 다른 점도 있었죠.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동물에 대한 인식이었습니다.


우리는 교활한 동물의 상징으로 여우를 꼽지만 중국 사람들은 토끼를 그렇게 봅니다. 신기하죠?

여우에 대해서는 중국사람들은 '의심'의 상징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은 교토(狡兎 토끼같이 교활함)니 호의(여우처럼 의심을 많이 품는다)라는 표현을 즐겨 씁니다.


예전에 정치권에서 토사구팽이라는 말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죠? 

원래는 교토사 주구팽(狡兎死 走狗烹)이라는 말입니다. 즉 교활한 토끼가 죽으니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는 뜻인 것이죠. 


교활이라는 단어는 지금은 형용사로 사용되죠?

하지만 원래는 狡나 猾은 모두 동물의 이름입니다. 교활도 낭패와 같이 실존하는 것은 아니고 전설이나 신화에 등장하는 동물일 뿐입니다. 


이상한 새나 동물 또는 나무 등을 이야기한 것에 산해경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작자는 미상인데, 중국에서 나오는 온갖 기이한 동식물과 귀신에 대해 기술한 책입니다.

고대의 신화 자료를 가장 풍부하게 보존하고 있죠.


교활은 바로 산해경에 등장하는 동물 이름입니다. 여기에 의하면 교(狡)라고 하는 놈은 옥산에서 산다고 합니다. 모양은 개 같은데 표범의 무늬를 하고 있었고, 머리에는 쇠뿔을 단 기이한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울음소리는 개와 흡사한데 이놈이 나타나면 그 해에는 대풍이 든다고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교는 길조의 상징으로 누구나 반기는 짐승이었습니다. 하지만 워낙 교활하여 나타날 듯 말듯 하다가 끝내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교의 친구에 활(猾)이라고 하는 놈이 있었습니다. 이놈은 교보다도 더 간악합니다. 요광산에 살고 있는데 사람의 몸뚱이에 돼지의 털이 나 있었고 동굴속에 살면서 겨울잠을 잡니다. 울 때면 마치 도끼로 나무를 패는 듯한 소리를 내는데, 이놈이 나타나면 천하가 온통 대란에 빠지고 만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활을 흉조의 상징으로 여겨 다들 두려워했었습니다. 그런데 동골 깊숙히 박혀 기나긴 겨울잠을 자므로 여간해서는 이놈의 모습을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워낙 꾀가 있어 사람을 잘 속이고 둔갑에도 능해 제대로 보기가 어려웠죠. 


이처럼 교나 활의 간악함은 실로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호랑이를 만나게 되면 도망가는것이 아닌 공으로 변한다고 합니다. 호랑이가 삼키려고 하면 지가 제 발로 껑충 뛰어 들어가 호랑이의 내장을 다 먹어버린다고 하죠. 호랑이가 배가 아파 뒹굴 때 이 교활은 호랑이 내장을 다 먹고 있는 것이죠. 나중에 호랑이가 죽으면 유유히 걸어나와 교활한 미소를 짓는다고 하죠?